자료 분석이나 시뮬레이션으로 연구를 하는 경우는 컴퓨터가 실험실의 장비의 전부이다. 그래서 “신호처리”나 “영상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실험실에 가 보면 우리가 상상하는 하얀 가운 입고, 실험관 들고 있는 연구원은 없다. 단지 청바지 입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을 뿐. 회계사 사무실인지 물리학 시뮬레이션 연구소인지 장비만 봐서는 구별할 도리가 없다.
그렇게 하나뿐인 연구 장비를 선택하는 것이 연구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할 것 같은데 실은 그렇지도 않다. 왜냐하면 전반적으로 컴퓨터의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하여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어느 컴퓨터도 과학연구 자료분석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차이는 간단한 계산이 눈 한 번 깜막 할 사이에 끝나느냐 두 번 깜막 할 사이에 끝나느냐 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근소해 보이는 차이도 자료가 커지고 복잡해지면 “계산이 하루에 끝나는가 이틀이 걸리는가”로 커지게 되고 더 나아가 1주일이냐 2주일이냐로 진전하다 심지어는 한 달 두 달의 차이가 될 수도 있다. 결국에는 연구를 논문 제출 마감일 내로 마칠 수 있느냐 못 마치느냐 까지 비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연구를 할 것이냐에 따라 현대의 컴퓨터 중에서도 더 적절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컴퓨터 모델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어떤 특정 모델을 논하는 것이 의미가 없고 전반적으로 변하지 않은 선택 요령을 설명 드리고자 한다.
Desktop vs Laptop
특별히 여러 곳에 컴퓨터를 들고 다녀야 하는 연구가 아니면 Desktop이 더 좋은 선택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우선 같은 성능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그리고 다음 모델로 개비를 할 때도 스크린/모니터는 재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만 바꾸면 된다.
- Desktop은 안에 공간이 많기 때문에 디스크나 다른 자료 측정 특수 장비를 추가하는 것도 수월하다.
- 자료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은 컴퓨터를 혹사시키는데 그러면 CPU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이를 냉각 시키기 위해 fan이 더 빨리 돌게 된다. Laptop의 경우는 작은 fan이 고속도로 돌아 공기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신경에 거슬리는 고음의 잡음이 들리게 되는데 desktop의 경우는 fan이 더 커서 낮은 속도로 돌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조용하게 계산을 진행하게 되는 장점도 있다.
- 이렇게 열을 발생한다는 것은 바테리로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항상 전원을 꽂아놓아야 하면 laptop이라는 의미가 줄어든다.
- 그리고 일부 아주 빠른 계산 속도가 필요할 경우에는 GPU를 사용해야 되는데 desktop에서 쉽게 추가로 설치할 수 있지만 laptop에서는 그런 업그레이드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 프로그램을 하는 것은 잔 글씨를 넓게 펼쳐놓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 모니터의 스크린의 크기가 모자라 오르락 내리락 스크롤 하면서 읽으려면 정신집중도 되지 않고 일을 하는 효율이 떨어진다. 스크린이 프로그램 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해상도와 (1080+) 크기 (24″+) 를 갖추게 되면 laptop이 가방에 들어가지 않으니 더 이상 laptop인 의미가 없게 된다.
Hard Disk vs SSD
Hard Disk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SSD이고 다른 하나는 그냥 하드 디스크라고 한다. SSD는 움직이는 부품이 없이 전기 회로에 정보를 저장시키는데 속도가 가장 빠른 재래 하드 디스크 보다 약 두 배 에서 세 배 정도 빠르다. 그래서 가능하면 SSD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가격이 재래 디스크의 두 배 가까이 비싸다. 이 가격차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라 조만간 모든 자료는 SSD에 저장되는 시대가 올 지 모르는데 과학연구를 하는 사람은 방대한 자료를 지속해서 읽고 쓰기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비용을 불사하고 SSD로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컴퓨터 구입 시 SSD의 옵션이 없더라도 나중에 따로 구입하여 기존 하드 디스크를 빼어내고 SSD로 대체할 수 있다. 삼성의 1TB SSD를 추천한다. Windows의 경우에는 디스크 하나만 개비하는 경우에는 Activation 다시 하라고 하지 않고 그대로 activation 상태를 유지해 준다. 즉, 그냥 바꿔 끼우면 된다. SSD에 따라오는 소프트웨어가 기존 디스크의 내용을 새 SSD로 옮겨 준다. 만약 (Desktop이나 Laptop이나) 기존 컴퓨터의 정보 처리 속도가 늦다고 느껴지고, 컴퓨터 앞에 있는 disk access LED가 켜 있는 시간이 길다면 컴퓨터를 새로 살 것이 아니라 디스크를 SSD로 바꾸는 것이 가장 저렴하게 속도를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이렇게 직접 SSD로 업그레이드를 한 경우에는 컴퓨터를 개비할 때 이 SSD를 새 컴퓨터로 옮겨 넣을 수도 있어 한번 투자로 장기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Hard Disk Size
저장공간의 크기는 클 수록 좋고 연구에 따라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USB로 연결되는 외장 디스크가 많아 모든 자료를 컴퓨터 안에 보관해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현재 진행중인 연구에 필요한 자료만 저장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충분한데 그 것이 1TB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따라서 최소 500MB에서 1TB 사이의 공간이면 충분하다. 한데 저장공간이 두 배로 되어도 가격 차이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1TB로 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즉 2TB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추가 지출을 할 필요가 없다.
외장 디스크의 경우는 USB3 가 USB2 보다 여러 배 빠르기 때문에 항상 USB3로 고집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 중에 하나를 선택하시거나 Costco에서 세일할 때 구입 하시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내리는 추세이니 필요할 때까지 기다렸다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단 연구 자료, 또는 분석 결과 등을 백업 해 놓을 디스크는 처음부터 구비해야 한다. 백업은 가능하면 다른 빌딩에 보관해야 화재, 홍수 같은 천재지변이 있어도 컴퓨터와 함께 백업도 손실되는 불운을 예방할 수 있다. 용량이 커질 수록 가격을 올라가지만 1TB당 단가는 떨어지기 때문에 예산에 맞는 가장 큰 용량을 선택하시면 된다. 단 아무리 작아도 1TB 이하가 되면 실용성이 떨어진다.
Dropbox를 사용하면 자동 백업이 되지만 대부분의 과학연구 데이터는 Dropbox를 넘치게 할 정도로 크기가 크기 때문에 외장 디스크를 사용하게 된다.
Memory/RAM
과학 연구처럼 큰 자료를 다루는 경우에는 메모리의 크기가 CPU 속도보다 계산 속도에 더 큰 영향을 준다. 그리고 CPU속도가 낮은 경우에는 기다리면 결국 언젠가는 계산이 끝나지만 메모리가 모자라면 아예 계산을 시작 못하게 된다. 따라서 메모리는 반드시 16GB를 고집해야 한다. 아무리 예산부족이더라도 절대로 12GB 이하로 내려가면 안 된다.
CPU
이 역시 항상 바뀌는데 구입 당시 가장 빠르거나 그보다 한 단계 낮은 CPU면 된다. Intel이나 AMD나 무관하다. 한데 현재 모든 CPU가 다 빠르기 때문에 메모리가 16GB이면 시중에 나와 있는 어떤 CPU를 사용해도 과학연구 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대개 16GB를 내장한 컴퓨터이면 CPU도 고성능이 내장되어 있다.
Graphics Card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모든 컴퓨터에 내장된 graphics card는 1920×1080의 해상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컴퓨터가 두 개의 모니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둘 다 이 1920×1080해상도를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아주 많은 정보를 한 눈에 봐야 하는 경우에는 더 높은 해상도가 필요하다. 현재 가장 높은 해상도는 2560×1600이다. 이 해상도의 모니터를 사용하려면 이에 맞는 graphics card가 필요한데 내장하는 카드보다 이 USB3 adapter를 사용하면 같은 모니터를 한 컴퓨터에서 다른 컴퓨터로 옮겨가며, 심지어는 laptop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Monitor
현재 모니터는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소위 HD로 불리는 1920×1080해상도. 그리고 그보다 더 높은 해상도 2560×1600.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HD로 충분하다. 한데 같은 HD라는 이름으로 두 가지의 해상도가 있으니 (1920×1080 와 1280×720) 반드시 1920×1080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 참고로 1920×1080는 줄여서 1080p 라고 부른다. 1280×720도 역시 줄여서 720p라고 부른다.
일단 1080p라는 것을 확인하면 그 다음은 화면의 크기가 관건이다. 클 수록 읽기에 눈이 편하기 때문에 좋다. 프로그래밍이나 자료분석 하는데 색상의 정확도나 스크린 변화 속도는 중요하지 않고 단지 크고 선명한 것만 중요하다. 예산이 허락하는 대로 가장 큰 것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컴퓨터가 바뀌어도 모니터는 지속해서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10년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으니 조금 비싸 보여도 두고 두고 혜택을 누리는 모델을 선택할 가치가 있는 부품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같은 모델로 두 개를 구입하여 아래의 사진 처럼 나란히 놓고 사용하는 것이 일의 효율이 훨씬 커진다.
긴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또는 책을 집필할 때는) 아래의 사진처럼 수직으로 설정하여 사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단 저렇게 자유 자재로 모니터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런 장비가 필요하다.